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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그들은 우리를 파괴하는가

사월엔 2018. 9. 30. 21:52

이창무

박미랑

 

"테러범죄는 극장이다"라는 말이 있다. 테러는 희생자를 보고 두려움에 떠는 관객, 즉 '산 자'를 노리는 범죄다. 목적은 명확하다. 우리의 두려움을 이용해 자신들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함이다.  - 서문

 

 

성폭력은 혈기왕성한 성욕 때문에 발생한다는 주장은 사실일까? 물론 이것도 거짓이다. 그 이유는 성폭력 사건의 가해자와 피해자의 연령분포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학자들은 이를 '권력 행사 욕구'로 해석한다. ....

 

글로벌 인권단체인 휴먼라이트워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성폭력의 주요 원인은 성적 욕구나 성적 만족이 아니라 모든 순간에서 자신의 결정권과 자율성이 상실된 무력감이라고 한다. ....

 

귀엽고 순하며 착한 후임병들이 피해자가 되는 것은 결코 이들이 여성스럽기 때문이 아니다. 소유와 통제가 쉬운 상대이기 때문이다. 결코 친밀해서도 아니다. 가해자의 친밀함은 반발이 적은 상대를 골랐다는 의미다 정말로 친밀함이 이유였다면 친한 동료나 선임에게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병사 간에 계급을 거스르는 성폭력은 발견되지 않는다.   - 자유의 강탈이 본능적 욕구를 부채질한다.

 

 

 

물론 범죄기회만으로 범죄가 발생하지는 않는다. 아무리 범죄기회가 주어져도 누구나 범죄를 저지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결코 범죄란 코딩에 의해 만들어진 범죄동기와 범죄기회가 만나야만 발생한다고 할 수 있다. 달리 말해, 범죄 충동을 억제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제대로 코딩되지 않은 상태에서 범죄기회가 주어졌을 때 범죄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범죄코딩에 의한 동기와 범죄기회, 이 둘 가운데 어느 하나만 없어도 범죄는 일어나지 않는다. 손뼉도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범죄 또한 범죄동기와 범죄기회가 반드시 마주쳐야만 발생한다. 그래서 필자는 이를 개인적으로 범죄의 '박수이론'이라고 부른다.    - 범죄도 손뼉이 마주쳐야 일어난다.

 

 

 

형벌을 통해 범죄를 억제하려면, 기본적으로 형벌이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죄에 맞는 엄격성도 가져야 하고, 죄의 경중을 떠나 잘 붙잡혀야 하고(확실성), 처벌이 주어지는 시간이 빨라야 한다(신속성). 세 가지 요건 중 범죄자로 하여금 재범을 단념하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그건 바로 엄격성이 아니라 확실성이다. 붙잡히는 것 자체가 큰 의미가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엄격성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 엄벌을 받은 청소년은 다시는 범죄를 안 저질렀을까?

 

 

 

생애주기이론이란 많은 범죄자는 일생의 중요한 사건에 의해 범죄가 억제된다는 이론이다. 범죄자들의 삶의 궤적을 살펴보면 결혼, 학업, 군대 입대, 취업 등 사회와의 유기적 작용이 재범을 억제한다는 것이다. ......

 

청소년 범죄에는 이중경로(dual pathway)가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경로에 속하는 10대 범죄자는 친구의 영향을 받은 일시적인 범죄자지만, 어린나이에 강력범죄를 저지르는 특별한 경로에 서 있는 아이들에게는 더욱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  청소년은 처벌하지 말아야 하는가?

 

 

 

코카콜라가 처음 등장한 것은 1880년대 말이었다. 탄광의 광부들이 코카인 성분을 함유한 음료를 마시고 쉽게 원기를 회복하는 데 착안하여, 조지아 주 애틀랜타의 존 펨버튼이라는 약사가 코카인과 카페인을 섞어 팔기 시작한 것이다. 마약 성분이 들어간 코카콜라는 통증을 쉽게 가라앉히고 기운을 북돋아주었기에 마치 만병통치약인 양 팔려나갔다. 실제로 코카콜라라는 이름은 코카인의 원료인 '코카'잎과 카페인, 콜라닌의 원료인 '콜라' 열매에서 따온 것이다.  - 마약은 왜 불법이 되었는가

 

 

미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들이 마약을 불법화하고 단속을 강화하다 보니 오히려 마약의 폐해를 키운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마약 단속의 강화로 마약 가격이 올라가고, 그리하여 마약으로 인한 음성적인 수익이 높아지고, 그러니 마피아를 비롯한 조직폭력이 개입하여 마약을 대규모로 생산, 판매하고, 그에 따라 결국 마약중독자들이 양산된다는 것이다. 마약 단속에 소요되는 미국 정부 예산은 연간 300억 달러가 넘는다. 그렇다 보니 이를 빈곤층 감소나 교육을 위해 활용한다면 마약 수요를 훨씬 줄일 수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 마약의 합법화가 범죄를 줄일까?

 

 

 

악녀 가설과 기사도주의 가설을 살펴보면 무엇이 거래되고 있는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남성 법집행관과 여성 범죄자 사이에는 '형법'을 가운데 둔 상호작용이 아닌, 남성과 여성 간의 교환으로 변형된 가치가 거래되는 것으로 보인다. 어머니나 아내로서 여성에게 주어진 '자연적'인 역할을 잘 이행한 여성은 비교적 관대한 처벌을 받는다. 또한 부양 자녀가 있을 때 구금형이 아닌 대안적 사회 내 처우나 보호관찰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부양가족이 없는 여성은 부양가족이 있는 여성에 비해 징역형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2.5배 높다는 연구가 있다. 그러나 이는 엄밀히 따져보면 여성이 아닌 여성이 속한 가정의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이다. ..... 온화한 배려를 내밀며 형사사법 체계는 여자 범죄자에게 가부장제를 선고하고 있는 것이다.    - 형사 사법기관, 무엇을 선고하는가?